모두의창업 1기 생존 노트: 멘토링부터 PSSD 사업계획까지
1기를 지나며 배운 건 대단한 비법이 아니라 "당연한 걸 제때 제대로 한 사람이 남는다"였어요. 멘토링을 자산으로 바꾸는 법과 심사를 통과하는 사업계획의 뼈대 PSSD를 정리했습니다.

모두의창업 1기를 지나며 배운 건 대단한 비법이 아니었어요. "당연한 걸 제때, 제대로 한 사람이 남는다"였죠.
똑같은 멘토링을 받고, 똑같은 양식에 사업계획을 쓰는데 왜 누구는 남고 누구는 사라질까. 지나고 보니 갈린 지점은 두 군데였습니다. 멘토링을 진짜 자산으로 바꿨느냐, 그리고 심사위원이 납득할 문서를 썼느냐. 1기에서 몸으로 배운 이 두 가지를 다음 기수를 위한 생존 노트로 남겨둡니다.
Part 1. 멘토링, 절반은 멘티 몫
멘토링이 아깝게 느껴진 적 있나요? 그럴 땐 멘토가 아니라 '준비 안 된 멘티'가 문제였을 수 있어요. 멘토는 준비된 멘티에게 진심이 되거든요. 그래서 좋은 멘토를 알아보는 눈과, 멘토가 다시 찾는 멘티가 되는 법을 함께 정리했습니다.
좋은 멘토는 이렇게 다릅니다
- 답을 주지 않고, 더 나은 질문을 준다. 좋은 멘토는 해답 대신 내 질문을 날카롭게 바꿔줘요. "왜 하필 그 시장이야?" 한마디가 몇 주치 고민을 앞당깁니다.
- 다음 주에 확인한다. "해봤어?" 이 한마디가 멘토링을 말잔치에서 실행으로 끌고 갑니다.
- "나도 몰라"를 말한다. 아는 척 대신 아는 사람을 연결해줘요. 자기 한계를 아는 게 실력이거든요.
- 불편한 말을 한다.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은 멘토가 아니라 팬이에요.
- 문을 열어준다. 조언보다 값진 건 "이 사람 한번 만나봐"라는 소개 한 줄입니다.
근데 멘토가 다시 찾는 멘티는 따로 있어요
좋은 멘토도 준비 안 된 멘티에겐 원론만 말하게 됩니다. 멘토링의 절반은 멘티가 만들어요.
- 질문부터 바꾸세요. "뭘 하죠?"(❌)가 아니라 "A와 B 중 고민인데,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맞을까요?"처럼. 고민의 지도를 들고 가야 답이 정교해져요.
- 지난 조언을 실행하고 가져오세요. "말씀대로 해봤더니 이게 나왔어요." 멘토가 가장 신나는 순간이고, 다음 조언의 밀도를 바꿉니다.
- 멘토링 뒤 10분 회고를 남기세요. 뭘 들었고 뭘 할지. 안 적으면 다음 주면 사라집니다.
- 멘토의 시간을 존중하세요. 자료를 먼저 보내고, 30분은 근황 토크가 아니라 검증에 쓰세요.
- 관계 규칙을 먼저 제안하세요. 얼마나 자주, 어떤 피드백을 원하는지. 멘토링은 관계가 절반이고, 그 규칙은 멘티가 먼저 꺼내는 게 좋아요.
멘토링으로 방향을 잡았다면, 이제 그 방향을 심사위원이 납득할 문서로 옮겨야 합니다. 모두의창업이 쓰는 뼈대가 PSSD예요.
Part 2. 심사를 통과하는 사업계획: PSSD
PSSD는 문제인식(Problem)
- 실현가능성(Solution)
- 성장전략(Scale-up)
- 개발(Development)의 네 축입니다. 흔히 아는 PSST에서 팀(Team)을 개발(Development)로 바꾼 버전이죠. "누가 하느냐"보다 "어떻게 만들어 가느냐"를 본다는 뜻이에요. 순서대로 하나씩 뜯어봅니다.
P — 문제인식: 심사는 첫 장에서 갈립니다
심사위원은 사실 P에서 이미 마음을 정해요. "되겠다" 아니면 "또 이거네". 그런데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"이 시장 100조!"입니다. 시장 크기는 1순위가 아니에요. 심사위원이 궁금한 건 "누구의, 어떤 고통이냐"죠.
그래서 세 가지를 챙기세요. 첫째, 고객을 못 박습니다. 막연한 '모두'는 없어요 — "이런 사람이, 이때, 이게 불편하다"까지. 둘째, 문제는 장면과 숫자로. "주 3회, 이 상황이 몇 명에게" 식으로. 내가 직접 겪은 문제면 훨씬 강해집니다. 셋째, '왜 지금인가'를 넣으세요. 기술·규제·행동 변화 덕분에 지금에서야 풀 수 있게 됐다는 타이밍이요.
S — 실현가능성: '좋은 생각' 말고 '되는 이유'
실현가능성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'되는 이유'예요. 기능을 잔뜩 나열하면 심사위원은 되묻습니다. "그래서 지금 뭐가 됩니까?"
지금 가진 걸로 어디까지 검증했는지가 핵심이에요. MVP·베타·설문·사전예약 — 작은 증거 하나가 말보다 셉니다. 그리고 최종 결과물과 협약기간 산출물을 반드시 나누세요. 심사위원이 보는 건 "지원기간 안에 뭐가 나오나"거든요. 큰 꿈과 이번 목표는 다른 칸입니다. 차이는 형용사가 아니라 숫자로 말하고("경쟁사 대비 시간 30%↓, 가격 20%↓"), 차별화는 특허·기술뿐 아니라 콘텐츠·데이터 같은 보유역량으로도 증명할 수 있어요.
S — 성장전략: 꿈이 아니라 숫자
성장전략(Scale-up)은 "글로벌 진출" 같은 꿈이 아니라 "어떻게 커지나"를 단계로 보여주는 거예요. 근거 없이 우상향하는 J커브는 오히려 감점입니다. '어떻게'가 빠졌으니까요.
먼저 어떻게 벌지를 정하세요 — 누구에게, 뭘로, 얼마 받나. 수익모델이 성장의 엔진입니다. 그다음 목표시장 진출은 채널·홍보·가격으로 구체화하고, 성장은 획득 → 유지 → 확장의 공식으로 풉니다. 데려오고, 남기고, 늘리고 — 각 단계의 숫자와 비용까지요. 마지막으로 이걸 자금 사용 계획과 연결하세요. 받은 돈으로 어떤 지표를 얼마나 올릴지가 보여야 합니다.
D — 개발: "열심히"가 아니라 마일스톤
모두의창업이 T(팀)를 D(개발)로 바꾼 건, 팀 구성 자랑보다 실행 로드맵을 보겠다는 뜻이에요. D는 언제까지 뭘 개발하고, 뭘 검증하고, 누가(팀·파트너) 붙는지를 담습니다.
여기서 "열심히 하겠습니다"(❌)는 통하지 않아요. 월·분기 단위 마일스톤으로 산출물과 지표를 못 박으세요. 그리고 개발은 만드는 데서 끝이 아니라 매출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— 시제품 → 양산 → 판매. 팀 역량도 로드맵 안에서 증명하세요. "이 사람이 이걸 맡아 이 시점에 낸다"처럼, 역량은 곧 실행의 근거입니다.
막히면, 이 질문들에 숫자로 답해보세요
- P — 고객이 누구인가? 얼마나 자주 아픈가? 지금 왜 풀리는가?
- S(실현) — 지금 뭐가 되나(협약기간 산출물)? 증거는? 왜 하필 우리가?
- S(성장) — 획득 채널은? 유지율은? 다음 마일스톤은?
- D — 3개월 뒤에 뭐가 나오나? 누가 만드나? 뭘로 검증하나?
멘토링이든 사업계획이든, 결국은 머릿속 계획을 남이 검증할 수 있는 산출물로 바꾸는 일이더라고요. 저희가 impactbook을 만든 이유도 거기 있었고요. 모두의창업 1기의 이 생존 노트가, 다음 기수에겐 출발선이 되면 좋겠습니다.